세상과 우리를 변화시키고 있는 ‘지난해’의 사건들
9개의 키노트, 103개의 클립, 12개월의 인덱스로 재구성하다
‘지난해’는 아이의 호기심을 가지고 세상과 우리를 변화시키고 있는 지난해의 사건들을 탐색하고, 관찰하고, 기록한 연구 프로젝트다.
왜 지난해인가? 지난해는 ‘문득’이 불러들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과거의 이름이다. 그것은 사건들이 아직 의미를 부여받지 못한 부유하는 시간의 이름이면서, 동시에 날것들이 요동치는 풍요로운 시간의 이름이기도 하다. ‘지난해’라는 시간에는 명멸하는 사건들, 사건이라는 이름을 가지지 못한 사건들, 무엇보다 아직 의미의 별자리에 배치되지 못한 사건들이 구원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망각이 사건들을 지배하기 전에, 시간이 사건들을 왜곡시키기 전에 그 사건들의 사건성을 기록하고 싶었다. 그 기록은 역사 이전의 역사다. 지난해를 더듬으며 벌이는 이 기록의 놀이는 완성된 한 폭의 그림이라기보다는 아직 그려지지 않은, 하지만 도래할 그림의 스케치에 가깝다. 서로 다른 밝기로 반짝이는 사건의 점들과 아직 숙성되지 않은 사건의 선분들로 이루어진 스케치, 역사의 의미화를 기다리는 소박한 스케치!
이 책은 크게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해의 현상과 이슈를 다루는 9개의 에세이를 보여주는 ‘지난해 keynote'(1장), 에세이에서 다루어진 사건들을 중심으로 추출한 103개의 목록과 내용을 보여주는 ‘지난해 clips'(2장), 한 해 동안 발생한 디자인 관련 사건들의 목록을 월별로 보여주는 ‘지난해 index'(3장)가 그것이다.
모든 과거는 현재 속에서 의미를 지니고, 의미는 주목하는 자의 시선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직후의 시간인 현재에서 바라본 지난해의 내용은 주관과 사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주관과 사심이 때로는 객관을 외치는 접근법이 간과할 수밖에 없는 무엇을 드러낼 때도 있다. 바로 이러한 믿음 속에서 우리는 이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누구인지, 우리는 무엇을 하는 것인지를 알고자 하는 앎의 의지를 작동시켰다.
현재라는 직후의 시간에 도출한 지난해라는 직전 시간에 대한 앎은 임시적이다. 임시적 앎은 아직 역사적 사건으로 개체화하지 않은 사건들과 그것의 잠재성을 주목함으로써 속성상 사라질 운명의 것들을 기억하고, 기록하고, 의미화한다. 직후의 시점에 의미와 가치를 떠올리고 정리하는 이 임시적 작업은 그 자체로서 명멸하는 무수한 사건들 중 하나일 것이다.
지난해 2020
디자인 현상과 이슈
지은이: 메타디자인연구실, 고민경, 김나희, 김헵시바, 서민경, 신인아, 양유진, 오창섭, 채혜진, 최은별
디자인: 김나희
출판사: 에이치비 프레스
장르: 디자인
출간일: 2021년 11월 11일
ISBN: 979-11-90314-12-1
분량: 288쪽 판형: 120x190mm가격: 15,000원
Design Phenomena of the Year 2020
by Meta Design Lab.
published November 21, 2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