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로 도망쳐 버렸다

노르웨이 오슬로와 베르겐,
두 도시에서 온 73통의 편지

삶은 여행이라는 말, 오빠는 어떻게 생각해?
난 삶은 삶이고, 여행은 여행인 거 같아.
삶을 여행처럼 대하기엔 아직 내공이 부족한 걸까?
– 차갑고 어두운 밤, 오슬로에서

‘헬조선’이라는 자조적인 말이 한국 젊은이들의 유행어로 자리잡은 2014년 여름, 그들은 노르웨이로 떠났다. ‘외국에서 살면 행복할까?’ 이 단순한 질문은 현실에 불만족한 대한민국 청춘들을 멀고 낯선 겨울 나라, 노르웨이로 이끌었다. 이 책은 노르웨이의 두 도시, 오슬로와 베르겐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하게 된 두 사람이 주고받은 1년간의 편지다.

처음으로 이민자 신세가 되어 본 그들에겐 거주 허가증과 외국인 등록번호를 받기 위한 기본적인 행정 절차부터,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택배를 찾는 일상적 행위까지 모든 것이 낯섦의 연속이다. 문을 열고 나서기도 두려운 어색함이 새로운 일상이 되어 갈 때즈음, 이들에게 극지방의 겨울이 찾아온다. 오전 열 시 넘어 슬슬 떠오른 해는 지평선 근처를 낮게 머물다 오후 서너 시쯤이면 자취를 감추고, 생전 처음 ‘극야’를 경험하는 동안 저자들은 스쳐 가는 관광과 땀나는 현실의 차이를 실감한다.

여기까지 와서 사람을 대할 때 일찍부터 마음을
닫아 버리지는 말아야겠어. 이제 며칠 밤 자고 떠날
관광객이 아니니까. 이곳에 마음을 붙이고, 도움도 받고
무엇보다 누군가로부터 따뜻함을 느끼려면 말이야.
– 일주일 만에 해가 뜬 베르겐에서

그들은 친구들에게 지극히 노르웨이다운 방법(예를 들어 매일 한 숟갈씩 생선기름 마시기, 일주일에 한번씩 초콜릿 먹기)으로 겨울을 이겨내는 방법을 배우고, 마음을 여는(또한 방문을 열어 주는) 친구들이 하나둘 늘자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기만 하던 복지 국가, 평등한 사회에 대해 좀 더 명료한 이해를 얻게 된다. 편지의 형식으로 담담하게 써 내려간 이야기들은 지극히 사적이지만 노르웨이라는, 우리에게는 여전히 먼 세계를 한 조각씩 엿보게 해 준다. 이 노르웨이 체류기는 아이러니하게도 평범한 2030청년들이 바라본 한국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편지 속 날짜는 한 해를 돌다 멈췄지만 그 안에 담긴 불안과 도전, 그에 대한 소회는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들이다.

두 저자의 편지는 ‘노르웨이에서 살면 행복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는 출발선에서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추가 질문과 기타 사건이 난무한다. 아름다운 노르웨이의 자연과 평온한 일상, 순박한 노르웨이 사람들과의 관계 맺음은 그들의 고생에 대한 보상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편지 속 이야기들은 대한민국 청춘들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들의 삶의 일부를 던져 얻은 경험담이다. 이들의 고민을 슬쩍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누군가에게 위로와 공감이 될 수 있을까? 편지에 동봉한 사진들-파랗고 푸르게 빛나는 여름과 낮게 가라앉은 겨울나라 풍경은, 편지의 첫 독자에게 그랬듯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싶어 한다.

어둡고 우울한 겨울을 지나, 다시 우리가 도착했던
지지 않는 태양의 계절이 와 버렸네.
그때처럼 거리의 사람들은 행복해 보여.
우리도 지난겨울보다 행복할 수 있을까?
그건 아무도 모르지.
그래서 결론은?
우리도 좀 웃자. 길가의 사람들처럼.
그리고 좀 즐기자.
다시없을 여름이 오고 있잖아?
– 창 너머 웃음소리가 들리는 오슬로의 환한 방에서

노르웨이로 도망쳐 버렸다

지은이: 윤나리, 조성형
출판사: 에이치비*프레스
장르: 문학, 에세이, 여행
출간일: 2022년 7월 5일
ISBN: 979-11-90314-16-9
분량: 472쪽
판형: 118x188mm
가격: 17,000원

Ran Away to Norway
by Nari Fun, Sunghyung Cho
published July 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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